일상시: 일상 중에 이질감이 느껴질 때 적는 일기 같은 시

유한함엔 무한한 준기점이 있다 절대 도달하지 못하는 사람만 느낄 수 있는 그런 2020년 9월 27일

사울이 다윗을 죽이려 할때 오히려 다윗은 사울을 죽일 수 있는 두번의 확실한 기회가 있었어 그런데 다윗은 사울을 죽이지 않았지 완벽한 기회였어 불안하고 도망다니는 삶에서 그렇게 다윗은 선택하지 않는 선택으로 자신을 표현했지 사랑을 선택하지 않는 선택으로 표현할 수 있다면 좋겠어 떠나지 말라고, 아니 떠나도 사랑한다고 2020년 9월 15일

기회를 잡는다 기회를 접을 기회 2020년 9월 12일

난 처음엔 사람들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이유가 사건을 겪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누구는 원하는 대학에 들어가지 못해서, 또 누구는 가정의 불화 때문에, 또 누구는 연인과의 갈등 때문에 모두 크 고작은 사건들을 겪고 있지만 사실 우릴 죽음으로 모는 건 이런것들이 아니다. 이야기 때문이다. 우린 사건에 대처할 순 있지만 이야기엔 대처하진 못한다. 불륜은 사건이지만 사랑은 이야기니깐 이태오가 말했다. "사랑에 빠진게 죄는 아니잖아요." 나는 이야기의 무식한 힘을 믿는다. 2020년 8월 10일

돌아보아 잔뜩 걱정어린 표정으로 괜찮냐 물으시곤 자신을 원망하듯 점점 얼굴을 굳히시네 2020년 7월 21일

내가 나의 집이 되었을 때 걸을 수 있어 네가 나의 집이 되려거든 2020년 7월 18일

좋고 나쁨도 의심하게 될 거야 토템이 필요해 예술가의 조각칼 같은 2020년 7월 13일

베데스다의 아픈 사람 내가 원하는 건 저 못에 들어가는 거야 그 희망을 대신할 만한 건 내게 없고 여태의 시간이 아쉬워 떠나지 못해 내가 원하는 건 저 못을 떠나는 거야 2020년 7월 11일

오늘 실수와 따르는 모든 걸로 널 만든다면 해피엔딩으로 끝날 가능성은 충분해 2020년 7월 11일

둠칫 둠칫 담담하고 부드러운 바람 정확한 음률 속에서 느껴지는 기분 좋은 둠칫 둠칫 2020년 7월 4일